종보 독서록

'계층이동의 사다리'

종보샘 2017. 5. 16. 17:38
  이 책은 엄연히 사회과학서적이다. 표지에도 당당히 “미국 아마존 사회과학 분야 1위 100만부 판매”라고 되어 있지 않는가? 내용에도  혼잣말을 강조한다거나 레우벤 포이어스틴Reuven Feuerstein(장 피아제 밑에서 공부한 인지 심리학자로 소개되지만 지능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수정가능하다는 것, 매개mediation를 강조한 부분에서 피아제 쪽이라기 보단 비고츠키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을 들고 있고 다년간의 현장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회과학서적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개인의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을 강조하는 자기계발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에서, 자기계발 서적을 주로 번역하는 번역가가 번역하여서 그런지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제테크 공부모임에 나가는 아내가 사와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자와 기관 종사자들이 빈곤층을 마치 개인의 문제(개인의 의지, 문제 행동, 사고방식)로 치부하거나 정치 경제구조적인 문제(사회안전보장망 부재, 자본주의 착취구조, 최저임금, 실업, 비정규직 문제)로 치부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들을 이해하고(빈곤의 원인을 개인의 행동 / 공동체 내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 / 착취 / 정치, 경제적 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사고와 전략) 그들에게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빈곤의 원인을 보는 사고구조framwork를 세 가지 모형으로 제시했다. 결핍 모형과 긍정적 모형, 첨가 모형이 그것이다. 결핍 모형은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사고구조이다. 많은 이들이 이 모형을 따른다. 단순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문제를 찾고 그 해결법을 찾아서 문제를 고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의존을 더욱 강화한다. 긍정적 모형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한계가 있다며(문제인식을 너무 순진하게 한다는 비판), 자신의 첨가 모형을 제시한다. 각 계층에는 계층별로 생존하는데 필요한 자산, 능력이 다르다. 빈곤층은 빠른 반응, 민감성, 비언어적 기술이 있어야 하고, 중산층은 주도성, 추상적 사고력, 언어적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각 계층에서 살아남기 위한 문화, 불문율을 알고 서로의 불문율을 배워서(첨가해서) 연대가능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이루자고 한다. 

 

 미국의 현장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해서 우리 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보이기는 하나, 어떻게하면 빈곤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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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혼잣말 결여"는 어떤 행동을 수행하기 위한 정신도구를 아직 숙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