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오키나와와 대만(타이완)

2020.1.19.일 루이팡, 주펀, 아메이차루

종보샘 2021. 2. 9. 16:19

다시 생각해도 화롄의 KKS호텔은 4만원에 조식포함이라 참 좋다. 

구간열차 타고 화롄에서 루이팡(지우펀, 주펀)으로

원래는 루이팡 역에서 고양이 마을(허우퉁) 쪽에서 1박 하려 했는데 저렴한 숙소를 찾지 못해서 지우펀(九份, 한국어로 ‘구분’이다. 아홉 집 밖에 없던 외진 마을이라서 한 집이 나가서 사오면 항상 아홉개로 나누었다는 데서 유래한다)에 저렴한 숙소를 잡았다. 타이베이는 숙박료가 비싸고 주펀은 관광지라 미어 터지지만 일-월 사이는 여유가 있으리라 보았다. 체크인 시간에 맞추느라 고양이 마을에는 못 가보고 바로 주펀으로 향했다.

근처 시장에서 고기만두 사먹었다.

루이팡 지역의 초등학교. 역시 크다. 출입은 경비실에서 관리한다. 아파트 경비실보다 더 철저하니 관공서 경비실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2017년엔가 학교에 방문했을 때 물어보았을 때는 학교에 난입한 사건이 생겨 출입을 강화했다고 했는데, 내 생각엔 그냥 학교의 기본이 이렇게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라 본다. 이것은 감옥처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아파트처럼 ‘보호’하는 역할이다. 운동장과 체육관은? 전면에 벽처럼 세워진 건물 안쪽에 잘 있다. 역시 시설 좋다. 아열대 기후라서 그런지 잔디도 잘 자라고 있고, 우리나라 같으면 잔디 죽는다고 운동장 출입을 통제했을 것이다.(많은 학교에서 그런거 많이 봤다.)

 

주펀 오후

루이팡 역에서 버스타고 올라가면 금방이다. 비가 오는 데도 역시 관광객으로 미어 터진다. 주펀을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라고들 하는데, 공식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라고 했다. 주펀은 1989년,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1945년에서 50년대 대만의 아픈 역사를 다루는 영화라 매우 의미있는 영화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일제통치하에 있던 본성인(정착해 살 던 사람으로 대만을 고향으로 생각한다)이 일제가 패망하면서 좀 세상이 좋아지려나 했는데 그 자리를 차지한 외성인(중국 대륙에서 넘어 온 사람으로 대만을 고향으로 여기지 않는다)들이 일제시대보다 더 탄압하는 데다가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본성인을 친일파나 공산주의자로 몰아서 학살(2.28사건, '얼얼바 공원'과 국립대만박물관을 추천한다. 국립고궁박물원이 아니다.)하고 대만을 외성인인 국민당 장제스가 통치한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대만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계엄령이 40년만인 1987년에 해제되고 영화가 1988년에 촬영했으니 그럴만도하다. 암튼 대만의 이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나라 이승만, 제주 4.3, 광주 5.18, 박정희, 전두환 등이 마구 중첩된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단일 민족이라는 데 대만은 그것도 아니니…

 

 뭐 아무튼 주펀은 금광 마을이었다. 골드러시로 마구잡이로 집을 지어서 살다가 금이 점점 줄어들고 1971년에는 완전히 폐광되었다. 폐광되었으니 쇠퇴하였고 잊혀진 마을이었으나, 1989년, 영화 《비정성시》가 이 곳을 배경으로 촬영하게 되면서 지우펀은 다시금 번성하면서 1990년대 중국식 찻집, 까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주펀 숙소 Jiufen Mountains Echoed B&B

2만원대 숙소에서 무얼 바라겠냐마는 캡슐호텔 보다는 낫다. 습기 때문에 계속 제습기를 돌려서 그런건지 많이 추웠다. 

아메이차루 阿妹茶樓

300NTD로 차세트가 나온다. 혼자서 차는 엄청 오래 마실 수 있다. 차 마시는 법안내 받고 잘 마시다가 나왔다.

주펀 야간

주펀은 밤이 되면 가게 문도 닫고 사람도 없어 한산해진다. 이때 거니는 정취가 좋다. 나 같이 사람들 바글바글 들끓는 것 싫어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숙박은 캐리어 없는 배낭여행 일 때, 괜찮은 게스트 하우스 찾아서. 왠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 좋은 데 다 놔두고 굳이 통영 동피랑 마을보다 더 좁고 오래된 집에서 잘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