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울산형 초등영어교육에 관한 고찰

종보샘 2020. 4. 21. 19:25

 

[출처] 노옥희 교육감님 페이스북 게시글 캡쳐

울산광역시 교육청에서 2020년에 울산형 초등영어교육으로 ‘다듣영어’를 제시하였다. 소감을 바라셔서 ‘다듣영어’에 관해 고찰해보았다. 

 다듣영어 홍보영상

 

 

울산형 초등영어교육의 새로운 이름

고찰

이론적 배경 고찰

샤우드 스미스(Michael Sharwood Smith,1942)의 어느 논문인지 언급이 없고 9,000시간에 대한 언급은 <27년 동안 영어 공부에 실패했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3개월 만에 영어 천재가 됐을까>라는 책에 “인간이 모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순수하게 듣고 말하는 활동에 쏟는 시간은 약 9,000시간이라고 한다. 언어를 체화하는 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그렇기에 그 시간에 해당하는 연습량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라고 나와있다.

 (2018, 5월 24).  27년 동안 영어 공부에 실패했던 39세 김과장은 어떻게 3개월 만 .... 4월 21, 2020, http://www.yes24.com/Product/Goods/60853787에서 검색

주디 개스패로(Judith Liskin-Gasparro) 역시도 어느 논문인지 언급이 없고 검색한 바로는 <하버드 박사의 초등 영어학습법>에서 “스페인의 언어학자인 리스킨 가스파로 교수는 오랜 연구 끝에, 외국어 습득을 위해서는 약 2400시간 이상의 노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날마다 영어에 6~7시간씩 1년 동안 노출되면 영어 습득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1년 정도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영어권 나라에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영어 환경에 노출되어야 영어 습득도 가능하다는 뜻이다.”라는 것을 검색할 수 있었다. 

 (2018, 4월 15).  하버드 박사의 초등 영어학습법 - YES24. 4월 21, 2020, http://m.yes24.com/Goods/Detail/60055180에서 검색

관련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여 울산형 초등영어교육 정책을 개발하신 분은 관련 논문 근거를 제시해주시면 고맙겠다. 추측컨데, 가스 패로 교수의 논문은 외국어 교실에서의 성취도 검사(Liskin-Gasparro, J. E., & Woodford, P. E. (1982). Proficiency Testing in Second Language Classrooms.) 논문이 아닐까 한다.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다듣영어’의 이론적 근거는 스티븐 크라센(Stephen D Krashen)의 외국어 습득의 이론과 실제(Krashen, S. (1982). Principles and practice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에서 주창한 이해 가능한 ‘입력 가설’이 아닐까 한다. 

 Krashen, S. (1982). Principles and practice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http://www.sdkrashen.com/content/books/principles_and_practice.pdf

Krashen (1982)은 L2 획득에서 입력(input)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1. The input hypothesis relates to acquisition, not learning.
2. We acquire by understanding language that contains structure a bit
beyond our current level of competence (i + 1). This is done with
the help of context or extra-linguistic information.
3. When communication is successful, when the input is understood
and there is enough of it, i + 1 will be provided automatically.
4. Production ability emerges. It is not taught directly.
(Krashen 1982: 21-22)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1. 입력 가설은 학습이 아니라 획득과 관련이 있다.

2. 현재 역량 수준에서 조금 넘어서는 구조를 포함한 언어(i + 1)를 이해함으로써 획득한다. 이것은 맥락(context) 또는 언어 외의 정보(extra-linguistic information)의 도움과 함께 이루어진다.

3. 의사소통이 성공하고, 입력이 이해되고, 이러한 것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i + 1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4. 발화 능력이 발현된다. 이것은 직접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즉, 상황과 맞고 이해 가능한 외국어를 많이 듣는 과정을 통해 외국어를 습득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많이 듣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크라센의 ‘입력 가설’은 지나치게 듣기만 강조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중 하나를 들자면 스웨인의 ‘출력 가설’을 들 수 있다. ‘출력 가설’을 요약하자면, 언어 형식에 대한 안내적이고 직접적인 노출이 학습자를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는 입력만이 유일한 자극일 수 없고 학습자가 의미를 만들려고 할 때 자신의 언어 생산에 반영하도록 하는 공동 작업 (쓰기나 말하기)을 통해서도 자극이 이루어지고 언어능력 향상을 이끈다는 것이다. 

 Swain, M. (1993). The output hypothesis: Just speaking and writing aren't enough. Canadian modern language review, 50(1), 158-164.

 

종합하자면, input(듣기, 읽기)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의 조직화, 추상화, 일반화 능력 즉, 메타인지 능력을 인정한다면 output(말하기, 쓰기)도 중요하다.



 

상황적 배경 고찰

핀란드 교육 전문가이시자 안승문 울산교육연수원장님(전 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연구원)께서 추진하는 정책이다 보니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보이나, 핀란드는 유럽에서도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영어능력이 뛰어난 우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핀란드 언어 사용자별 인구를 보면 영어는 기타 언어군에 속하고, 핀란드 모국어 집단 현황을 보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은 네 번째에 속한다. 참고로 핀란드의 공식 언어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이다. 이런 것을 종합하면 핀란드는 영어가 제2 외국어(English as a second language; ESL)가 아니고 외국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EFL)로서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영어권 국가에서 핀란드의 영어능력은 어느 정도 일까?

 

[출처] 에듀케이션 퍼스트(EF) 전세계 비영어권 성인의 영어능력지수 순위 'EF 영어능력지수(EF EPI)'   https://www.ef.com/wwen/epi/  

핀란드의 영어능력지수는 2019년도 기준 7위이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37위이다. 영어 정규 교육시간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핀란드 12.4년, 대한민국 12.1년). 대한민국에선 영어 사교육이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영어능력지수가 낮은 반면, 핀란드에서는 영어사교육이 별로 없는 데도 불구하고 영어능력지수가 높다. 

[출처] 'EF 영어능력지수(EF EPI)' 핀란드와 대한민국 비교표  https://www.ef.com/wwen/epi/compare/regions/fi/kr/

 

그렇다면 핀란드의 영어능력이 좋은 요인은 무엇일까?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울산광역시 교육청에서 제시하는 것들로 유추하였을 때, 주요 요인을 영어의 일상적 노출로 꼽고 있는 듯하다. 많은 기사와 서적 등에서도 영어의 일상적 노출이 핀란드 영어교육 성공 비결의 하나로 꼽는다. 예를 들어, 핀란드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대부분 더빙을 제공하지 않고, 영어로 된 TV 프로그램을 핀란드어 자막만 넣은 채 영어 그대로 방송하거나 영어 만화 방송을 자막도 없이 하루 종일 내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다듣영어’에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과 그 외의 시간, 가정에서, 사회에서 영어를 일상적으로 들으면서 습득하는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나 교육청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핀란드의 상황만 보더라도 전반적인 문화가 영어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화다. 이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청에서 초등영어교육으로 사회 전반의 영어 일상화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발상은 과욕이라고 본다. 이미 초등교육은 3, 4학년에 듣기와 말하기를 중심으로 놀이와 활동 중심의 전신반응 교수법, 듣기, 말하기, 역할놀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거움, 놀이성, 창의성을 발현하고 있다. 오히려 의사소통 중심으로 교육을 혁신하여야 할 대상은 초등이 아니라 중등교육이다. 중등교사들도 의사소통 중심으로 영어교육을 하려 노력하지만 입시 영어(수능) 때문에 영어시험의 킬러 문항에 대응하느라 영어를 의사소통 중심으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의 문화, 역사적 배경이 대한민국과 다른 데도 불구하고 핀란드의 영어교육을 그대로 가져다가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연대의 교육학>(Pedagogy of Solidarity)에서 파울루 프레이리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어디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언젠가 세계 여행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우리가 선생님을 따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 왔습니다. 나는 대답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나를 따르려고 한다면, 나를 파괴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나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생각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재창조하는 것입니다. 경험은 수출할 수 없으며, 오직 재창조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교육의 역사적 본질입니다. (18쪽) 바로 그런 까닭으로 교육자의 중요한 책무는 교육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교육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시대와 상황, 공간의 문화적 바다에 자기 몸을 완전히 적시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까닭으로 미국인, 칠레인, 프랑스인, 인도인 등의 외래 교수들이 브라질의 교육을 바꾸는 것을 돕기 위해 브라질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음 조건이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첫째, 브라질에 관하여 진정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브라질의 현실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자신을 성찰할 만큼 겸손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지 않는다면, 자기 나라에 머무르고 우리를 교육하려고 오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바람직합니다. 이와 같은 조건들은 내게도 적용됩니다. 나 또한 이 나라의 교육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그분들을 존중하고, 자기 나라와 문화, 역사에 대한 그들의 지식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그분들에게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며 말을 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지역의 현실에 대해 배우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그러한 자세가 결여될 때 우리는 권위주의와 타인을 경시하는 태도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이런 측면 때문에 나는 우리가 유전적으로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길러지는 built 것처럼 교육이 역사 속에서 태어나고, 역사 속에서 발전하며, 역사적으로 변화한다고 믿습니다. 결국, 우리는 유전적 유산과 문화적·역사적 유산이 얽힌 관계 relationships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입니다.

 <Pedagogy of Solidarity> Paulo Freire, Ana Maria Araújo Freire, Walter F de Oliveira, Left Coast Press, 2014. 3. 31. 번역 원고https://books.google.co.kr/books/about/Pedagogy_of_Solidarity.html?id=i9FYAwAAQBAJ&source=kp_cover&redir_esc=y

 

그렇다고 핀란드의 영어교육 정책을 배격하자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 교육의 기적> 11장 언어교육-외국어 교육을 바탕으로 시사점을 나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연구 기반 교사교육

교사들에게 지역적 여건에 맞게 자신의 교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학생들의 다양성과 학습자 요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인본주의적 학습 개념들이 학교 학습 환경을 여유 있게 만들었고, 1994년 핵심 교육과정에서 최초로 도입된 구성주의와 통합되었다.(POPS, 1994)

이 핵심 교육과정은 단지 교수학습을 위한 큰 범주의 틀을 명시했을 뿐이고, 교사에게 지역적 해석과 교육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많은 자유를 부여했다.(<핀란드 교육의 기적> pp.245-246)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정

교육과정 개정 과정과 병행하여, 국가교육위원회는 지역 수준에서 교육 공급자들과 교사들의 편익을 위해 연구에 기반을 둔 논문집들을 발행했다. 새 교육과정의 정신과 아이디어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학자들과 젊은 현역 활동가들, 그리고 그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논문들을 통해 교육적 그리고 교수학적 과정에 관한 그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자료들은 모두 인터넷에 공개되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또한 핵심 교육과정의 초안 작성에도 공개의 원칙이 적용되었는데 교육과정 개정 과정 동안 특정 웹사이트를 통해서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핀란드 교육의 기적> pp.247-248)

 

발달 단계에 맞춘 외국어 학습

만약 외국어 교과수업이 1학년과 2학년에서 시작된다면, 그것은 사실상 신체적 활동들, 게임, 노래, 동요와 같이 기능적이고 놀이와 같은 즐거운 활동 위주의 수업이 될 것이다. 듣기, 이해하기 그리고 말하는 기술이 강조되는 반면에, 쓰기는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구두 연습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다. 외국어 학습의 핵심 내용은 집이나 학교와 같은 학생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다. 또한 학생들은 학습하고 있는 목표 언어가 쓰이는 지역과 문화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Finnish National Board of Education, 2014. <핀란드 교육의 기적> p.251 재인용)

 

교수학습 기법에 관한 선택의 자유

교수학습 기법에 관한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언어 수업을 위한 어떠한 표준적인 기준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예비교사들이 언어 수업을 시작하기 위한 예비적인 청사진으로서, 언어 수업을 구조화하기 위해 폭넓게 합의된 기본 지침이 있다. 그 지침은 (<핀란드 교육의 기적> p.252)

 

*번역에 문제가 있어 필자가 수정하였다. 

 

1) 인간은 집단적으로 행동하고 행동을 통해 배우고 행동하며 의사소통한다. 2) 인간은 배우고 의사 소통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며 적응시킨다. 3) 공동체는 의미를 만들고 해석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으며, 따라서 모든 형태의 학습, 의사 소통 및 행동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엥게스트룀의 문화 역사적 활동 이론 Cultural-historical activity theory (CHAT)

 Engeström, Y. (2015). Learning by expanding: An activity-theoretical approach to developmental research. (2nd edition ed.)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적극적인 지식 구성에 기반한 심층 전략은 지식의 학습과 이해를 촉진한다. 지식 수정에 기초한 심층 전략을 사용하는 학습자는 학습 한 내용을 분석 및 평가하고, 지식을 구조화하고, 이해 및 목표 지향 학습을 위해 노력하고, 사물을 더욱 발전시키며, 활동을 계획한다. 능동적 처리의 결과로 배운 정보는 더 잘 기억되며 세부 사항 대신 일반적인 원칙뿐만 아니라 이전 지식에 대한 다양한 연결을 포함한다는 크리스티얀센의 효과적인 학습 전략

 Kristiansen, I. (1998). Tehokkaita oppimisstrategioita: esimerkkinä kielet. WSOY.

 

인간의 신경생물학이 고차적 사고에 필요한 조건이지만, 가장 중요한 형태의 인지활동은 사회적, 물질적 환경 내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한다고 하는 비고츠키의 사회문화 이론 Sociocultural Theory(SCT)

 Lantolf, J. P. (Ed.). (2000). Sociocultural theory and second language learning (Vol. 78, No. 4). Oxford University Press.

 

학습자는 지식의 수용자가 아니라 온전한 개인이자 학습의 주체이고, 학습이란 이러한 능동적인 학습자가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레오 판 리르의 언어 학습의 생태학과 기호학 관점

 Van Lier, L. (2006). The ecology and semiotics of language learning: A sociocultural perspective (Vol. 3). Springer Science & Business Media.



 

결론

이 글에서는 울산형 초등영어교육인 ‘다듣영어’를 고찰해 보았다.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 듣기 중심 학습으로 소통하는 영어교육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네 가지 의사소통 능력 중 ‘듣기’만을 강조하여 교사들의 교수학습 기법에 관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많이 듣고, 다양한 듣기 활동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현재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드백, 발화 기회 제공, 언어형식 제시 등 교사들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판단과 선택에 따른 교수학습활동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핀란드 교육의 기적> 핀란드 학교의 가르침과 배움, 그 원리와 실천

한넬레 니에미 , 아울리 툼 , 아르토 칼리오니에미 (편집) 지음 | 장수명 , 정충대 , 김서령 , 심성보 외 옮김 | 살림터 | 2017년 08월 29일 출간

 

 

핀란드 언어 사용자별 인구

Appendix table 2. Population according to language 1980–2019

Year              

Language

Population        

Finnish speakers

Swedish speakers

Sami speakers

Other languages total

Finnish speakers, %

Swedish speakers, %

Other languages, %

1980

4 787 778

4 476 807

300 482

1 343

9 146

93,5

6,3

0,2

1985

4 910 664

4 596 908

299 098

1 699

12 959

93,6

6,1

0,3

1990

4 998 478

4 675 223

296 738

1 734

24 783

93,5

5,9

0,5

1995

5 116 826

4 754 787

294 664

1 726

65 649

92,9

5,8

1,3

2000

5 181 115

4 788 497

291 657

1 734

99 227

92,4

5,6

1,9

2005

5 255 580

4 819 819

289 675

1 752

144 334

91,7

5,5

2,7

2010

5 375 276

4 857 903

291 153

1 832

224 388

90,4

5,4

4,2

2015

5 487 308

4 865 628

290 161

1 957

329 562

88,7

5,3

6,0

2019

5 525 292

4 822 690

287 954

2 004

412 644

87,3

5,2

7,5

 

Source: Population Structure 2019, Statistics Finland

Inquiries: Markus Rapo 029 551 3238, info@stat.fi

Director in charge: Jari Tarkoma


Updated 24.03.2020

Referencing instructions:

Official Statistics of Finland (OSF): Population structure [e-publication].

ISSN=1797-5395. 2019, Appendix table 2. Population according to language 1980–2019 . Helsinki: Statistics Finland [referred: 21.4.2020].

Access method: http://www.stat.fi/til/vaerak/2019/vaerak_2019_2020-03-24_tau_002_en.html

 

2009년과 2019년도 핀란드 모국어 집단 현황

Appendix figure 3. The largest groups by native language 2009 and 2019

 

Source: Population Structure 2019, Statistics Finland

Inquiries: Markus Rapo 029 551 3238, info@stat.fi

Director in charge: Jari Tarkoma


Updated 24.03.2020

Referencing instructions:

Official Statistics of Finland (OSF): Population structure [e-publication].

ISSN=1797-5395. 2019, Appendix figure 3. The largest groups by native language 2009 and 2019 . Helsinki: Statistics Finland [referred: 21.4.2020].

Access method: http://www.stat.fi/til/vaerak/2019/vaerak_2019_2020-03-24_kuv_003_en.html

 

 

 

제2 언어 습득의 언어입력(input)과 출력(output)의 역할에 대한 고찰

제2 언어 습득에서 언어 입력(input)과 출력(output)의 역할에 관해 지속적인 논쟁이 이어져 오고 있다. Krashen의 언어 입력에 관한 가설(input hypothesis)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는 반면에, Krashen의 가설에 상반된 Swain의 언어 출력에 관한 가설(output hypothesis)은 소홀히 여겨져 왔다. Krashen의 가설은, 제2 언어 학습자가 목표 언어(target language)를 습득하는 과정은 그 학습자의 언어 능력이 현재 i 단계(at the current stage i)에서 문맥(context) 안에서 의미(meaning)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입력(comprehensible input)을 통해 자동적(automatically)으로 다음 단계 i + 1 (the next stage i + 1)로 나아가는 것이고, 그러한 습득을 통하여 의사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한편, Swain의 가설은 제2 언어 습득은 구두(spoken)나 문자(written) 언어를 표현(produce)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에는 연습(practice)을 통한 언어의 유창성향상 기능(enhancing fluency) 외 3가지 기능이 있는데, 인지 기능 (noticing), 가설검증 기능(hypothesis-testing), 메타 언어적 기능 (metalinguistic) 이다. 본 연구는 Krashen의 가설과 그와 관련된 이론들 (input processing, incidental learning)에 대한 쟁점들을 검토하고, Swain의 가설과 그 가설의 기능들을 살펴본 후, 기존 연구들을 근거로 언어 출력의 역할과 타당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제2 언어 교수에 있어 바람직한 언어형태중심 지도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새한영어영문학 = The New Korean Journal of English Language & Literature v.47 no.3, 2005년, pp.253 - 276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160593

 

 

언어습득이론과 영어교육방향 - 서울행정학회 춘계학술대회. 2008, 조숙환(서강대학교)

 

7. 결론

 

본 연구는 학습자가 언어 경험의 능동적인 조직화를 통하여 모국어뿐만 아니

라 목표어의 구조를 바탕으로 영어를 습득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학습자의 마음에

중간언어와 목표어 언어가 생성된다면, 표1에서 제시한 학습자의 ‘경험의 조직화’와

언어지식의 추상화/일반화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학습

자의 본질을 능동적인 주체로 간주하게 되면, 교육 목표와 방법이 그와 합당하게 발전

되어야 할 것이다. 원어민의 발음이나 문법적인 구조를 단순히 모방하고 암기하는 수

준의 교육방법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학습자의 조직화, 추상화 및 일반화의 능력을

인정한다면 학습 환경에 양질의 언어 자료 (input)이 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효과적인 교육방법도 모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맹목적인 원어민 채용이나 외국

교과서 도입은 학습자의 능력을 적절히 동기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교육방법은 학습

자의 중간언어와 목표어 언어가 영어의 어떤 구조에서 어떤 양상으로 왜 발생하는지

에 대한 구조적인 검토와 함께 탐구될 때, 보다 체계적인 학습 과정과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언어습득이론과 영어교육방향 - 서울행정학회 춘계학술대회. 2008

http://www.sapa21.or.kr/sample/down.php?bbs_id=dataroom_thesis&kbbs_doc_num=415&file=1




 

교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언어교육(자국어, 영어)을 중심으로

5. 종합 및 시사점

이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언어 교육과정(자국어, 영어)을 다른 나라와 비교·분석한 선행 연구들을 검토하고, 자국어교육과 영어교육 관점에서 학습자 발달에 따른 언어교육(자국어,

영어)의 내용과 수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초등 입문기와 저학년기의 자국어교육과 영어교

육의 실행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살펴보았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언어 교육과정(자국어, 영어) 비교 대상국에 관한 선행 연

구 검토에서 얻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의 선행 연구에서는 개인과 기관 차원에서 우리나라와 비교 대상국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혀 교육과정의 개선에 대한 시사점이나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자 하는 목적이 두드러졌다. 자국어교육과 관련한 연구에서는, 읽기, 쓰기 등의 기능 영역

이나 문학, 문법의 내용 영역 관점에서 우리나라와 연구 대상국의 국어 교육과정을 비교

분석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더불어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과 관련한 시의성 있는 주제(예: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 관련)를 중심으로 교육과정 비교 분석한 연구도 수행되

었다. 영어교육에 관한 교육과정 비교 연구에서는, 국제 비교 대상 설정에 있어 ‘모국어로

서의 영어 교육과정’, ‘제2 언어로서의 영어 교육과정’ 그리고 ‘외국어로서의 영어 교육과정’

등 다각적 측면에서의 영어 교육과정의 질적 개선을 꾀한 연구들이 있었다. 이와 함께 국

제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영어과 교육과정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

서는 해외 국제 비교에서 실마리를 찾거나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영역을 차용하여 개

선하고자 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교육과정의 목표, 내용, 편성 등의 연구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 방향 모색의 차원에서 핵심 역량을

반영한 교육과정 연구가 국제 비교 관점에서 진행되기도 하였다.

 

한편, 학습자 발달에 따른 언어 교육과정(자국어, 영어)의 적정성에 관한 선행 연구 검토

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과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자국어교육과 관련하여, 학습자 발달 단계에 따른 자국어교육의 내용과 수준을 듣

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학 영역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학습자의 연령 및 학교급에 따

라 요구되는 자국어교육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 학습자의 인지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

의적 발달, 나아가 학교 밖 사회·문화적 맥락도 교육과정 개발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점, 우리나라 학생들의 자국어 발달 정보와 자료를 귀납적으로 활용하여 우리나라 국어 교

육과정의 내용과 위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둘째, 영어교육에서의 학습자 발달 단계에 따른 영어교육의 내용과 수준과 관련하여, 외

국어로서의 영어 습득에 학습자의 나이가 미치는 영향, 다른 나라의 외국어 교육과정에 나

타난 음성언어 대비 문자언어 학습, 문자 언어 발달 단계와 이에 따른 외국어(영어) 교육

의 범위 및 수준, 음성언어 발달 단계와 외국어(영어) 교육의 범위 및 수준에 대해 살펴보

았다. 그 결과, 나이와 언어 습득의 관계에서는 여러 가지 상반된 연구 결과가 있으며, 어

느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 대체로 이전에는 사춘기 이전에

언어학습을 결정하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 Hypothesis)가 있으므로 어릴 때 언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강했으나, 이는 발음 부분에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모국어의 사용량이나 영어 사용량이 영어 능력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

구 결과도 있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영어교육에서는 교육 내용과 수준이 단계적으로 향상

되도록 제시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유럽의 외국어 공통기준(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s)을 분석하여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 성취수준을 세분화한 사례도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수준에서 해외의 교육과정 성취기준과의 비교 연구를 통

해 초등학교에서의 초기 영어 성취기준을 영역별로 세분화하고, 초기 학습자를 위한 조항

을 추가하여 단계별 학습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영어교육의 질적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초등 입문기 및 저학년기 언어교육 실행과 관련하여, 자국어교육과 외국어(영어)교

육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실행 외국어 조기 교육이 아동의 모어로서 한국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연구의 내용을 종합하면 대체로 음성, 음운 등

의 단위에 대해서는 외국어 조기 교육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담화 단위 이상에 대해

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휘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의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의가 모두 나타났다. 다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 연구에서도 이것이 유의미한 결과는 아니며 연관 관계

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 하였으므로 어휘력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친다는 견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언어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언어 능력은 더 발달하게 마련이므로, 개별 언어 능력의 향상을 위해서라면 조기 외국어교

육이 실시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조기 외국어교육을 받게 되는 아동이 이중 언어로서

외국어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동의 생활과 학습의 주 언어는 한국어이

므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이 되

어야 한다. 조기 외국어교육이 아동의 모어인 한국어 말하기 능력과 사회언어학적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선행 연구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자국어 및 영어 교

육과정 국제 비교의 연구 방향을 설정하였다. 첫째로,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의 근본적

 목적, 즉 국제적인 동향을 파악하면서 비판적 성찰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언어 교육과

정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한다. 둘째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

으로 대응하면서,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언어교육의 상황과 맥락을 고

려한 언어 교육과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도구 교과로서의 언어 교육과정의 특성

을 이해하면서, 우리나라의 학습자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자국어교육과 영어교육의 적정성

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과정 질적 제고의 방안을 마련될 필요가 있다.

 

[출처] 교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언어교육(자국어, 영어)을 중심으로. 정책연구 교육부-위탁-2018-17, 책임연구자 박혜영(한국교육과정평가원)

http://www.prism.go.kr/homepage/theme/retrieveThemeDetail.do?leftMenuLevel=110&cond_brm_super_id=NB000120061201100027875&research_id=1342000-201900028




 

 

핀란드 영어교육 성공비결의 시사점 (2)

핀란드 영어교육의 성공요인 요약

 

핀란드 영어교육의 성공요인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보았다. 아래에  서술된 각각의 성공 요인들이 앞서 말한 일반적인 영어 성공의 3가지 요건 - 동기, 노출, 사용의 기회- 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분석해 보았다.

 

1. 영어를 배워야 할 절실한 동기가 마련되어 있다. [동기]

학교 내외에서 영어를 사용할 필요성이 비교적 크다.  

 

2. 사용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사용의 기회]

영어 수업 시간에 교사와 영어로 상호작용하는 기회가 많다.

타 과목 수업에서도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 Google 등을 검색할 일이 많아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하게 되며 배움에 대한 동기가 유지된다.

 

3. 교사의 영어구사력이 뛰어나고 소인수 학급이라 개별 맞춤 수업이 가능하다. [많은 노출과 사용의 기회]

 

4. 교사가 교과목 운영, 수업방법, 교재 선택 및 학생 평가 등에 전권을 가질 정도로 자율성이 높기 때문에 강한 자부심, 만족감 속에 책임감이 강하고 매우 헌신적이다. [교사의 헌신과 흥미있는 수업자료가 배움의 동기를 강화함]

 

5. 교사평가는 물론 학습자의 경우 8학년까지는 경쟁적 시험도 없어 영어 수업을 실용성에 맞추어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실용성을 중시함으로써 영어학습 동기 강화]

 

6. 학교 밖에서 TV시청을 통해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매우 많다. [노출]

 

주 4일(월화수목)만 숙제를 내주기 때문에 주중이나 주말에 영어로 된 TV프로를 볼 기회가 많다. 

 

7. 모국어(L1)를 영어(L2)로 옮기거나, 통역하거나, 역할극 등 영어의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의 비중이 매우 높다. [간접적 사용의 기회]

 

8. 초급에서는 정확한 문법의 적용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틀리는 것을 겁내지 않고 불완전한 구나 문장으로도 의사소통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사용의 기회]

 

9.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이 함께 자기주도적 협동수업을 하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몰입도가 높고 낙오자 발생도 거의 불가능하다. [높은 몰입도와 동기]

 

10. 교과서 선택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과 활동이 매우 실용적이고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 학습자의 몰입도가 높을 수 있다. [높은 몰입도와 동기]

 

11. 교과내용과 영어를 통합하여 가르치는 CLIL이나 영어 이머전(immersion)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고 실제 이런 교육을 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동기, 사용의 기회]

 

12. 교사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학습이 잘 일어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우선순위를 둠; 동기]

 

 

 

마지막 12번 항목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고자 한다.

 

‘교사가 가르치는 사람인가?’

 

한 핀란드 학교 교장은 교사의 역할을 다음과 같은 순으로 말했다.

  -제1임무: 가정과 소통하고 가정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

  -제2임무: 아이들의 생활과 삶을 사랑으로 돌보는 사람

“아이가 수업 중 자는 것(수업관찰 중 실제 사례가 있었음)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먼저 그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간밤에 사랑하는 애완견이 죽어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교장 선생님 답변)

  -제3임무: 가르치는 사람

 

결국 교사가 영어를 잘 가르치는 기술을 연마한다고 학생이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의 협력과 학생의 깊은 이해를 통한 삶의 멘토가 되어주는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최근 뇌기반 교육 목적과도 잘 맞는 것 같다.

 

이 글은 단 1회의 북유럽 탐방에서 듣고 배운 것을 기초로 썼지만 핀란드에 관한 전문가들의 글과 핀란드에 관한 여러 문헌을 참고해서 가능한 한 정확한 사실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핀란드의 일부를 둘러보고 연구도 미흡했기 때문에 저의 본 글은 마치 코끼리의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의 모양 전체를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된다.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미흡한 부분은 용서를 바라며 더 잘 아는 독자께서 지적해주고 보충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

 

출처: https://21erick.tistory.com/57?category=346065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핀란드 들여다보기> 이병문 저 | 매일경제신문사 | 2006년 07월 24일

 

 그렇다면 핀란드는 왜 영어를 잘 하게 됐는가. 또 그 비결은 뭔가.

 

 핀란드도 80년대초까지만 해도 영어를 썩 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영어공부도 문법중심으로 가르치고 교사들도 영어수준이 낮았고 무엇보다 발음이 형편없어서 학생들의 따돌림을 받을 정도였답니다.

그러나 70년대부터 제기된 영어교육 방식에 대한 개편이 1985년에 본격 실시되면서 20여년만에 영어를 못하는 글로벌문맹자가 거의 사라지게 됐습니다.

 

핀란드는 공식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1주일에 45분씩 2~3회 영어를 배웁니다.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유치원이나 TV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영어와 친숙해진 상태에서 영어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엄청난 과외비를 주면서 영어 조기교육을 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교육방식은 문법에 의존하지 않고 무조건 회화중심으로 진행합니다. 헬싱키 비끼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마르야 모노넨-알또넨 교사와 헤르야 아우비넨 교사는 “학교에선 말하기(speaking)영어를 가르치고 집에선 쓰기(writing)영어를 할 수있도록 에세이 과제를 준다”고 말합니다. 수업시간이 짧기 때문에 팀별로 3~4명씩 나눠 재미있는 주제를 주고 영어로 씌어진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고 친구들간에 영어로만 얘기하라고 한답니다.

 

 시험도 말하기와 쓰기로만 평가합니다. 문법을 가르치면 핀란드 언어구조를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 영어를 생각하기 때문에 영어를 절대로 잘 할 수없다는 것입니다.

 

수준 높은 영어를 하려면 가르치는 교사의 자질이 중요한 데 핀란드도 80년대만 해도 양질의 교사확보 문제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사들은 엉터리 발음으로 “선생님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과 달리 발음이 왜 달라요?”라는 학생들의 애교섞인 눈총을 받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세대교체가 되고 교사들 역시 재교육을 통해 요즘에는 초등학교 교사만 해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없답니다. 심지어 어떤 교사는 7개외국어를 구사하는 분도 있답니다.

 

핀란드는 영어교사를 하려면 반드시 영어관련학과 석사를 마치고 교사임용 조건으로 최소 3개월간 영어권(미국, 영국)에서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둘째, 핀란드가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언어구조가 아무리 영어와 다르다고 해도 핀란드어를 영어알파벳으로 쓰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사람보다 적응력이 훨씬 빠르다고 합니다. 영어냄새 조차 나지 않는 중국한자와 일본 히라까나와 가따가나를 보다가 영어를 접하는 아시아학생들보다 핀란드학생들의 영어흡수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전체 인구의 6%밖에 안되지만 국가공용어인 스웨덴어를 배우고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외국어습득의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입니다.

 

셋째, 60~70년대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갔던 핀란드 사람들의 영향입니다. 핀란드도 먹고살기 힘들었던 제2차 세계대전이후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다른 북유럽 사람들처럼 미국으로 50여만명이 이민을 갔습니다. 80~90년대 미국에서 밥먹고 살게된 핀란드 이민자들이 고국으로 회귀하거나 왕래가 잦아지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열심히 영어를 배우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합니다. 이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게도 적용되는 얘기입니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국가들 역시 영어를 남다르게 잘하는 이유중 하나가 미국에 이민을 갔던 사람들이 본국으로 역이민을 오고 교류가 늘면서 영어가 생활언어가 됐다고 합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60~70년대 150여만명이상이 미국에 이민을 갔었습니다.

 

 넷째, 영어 등 외국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분위기 입니다. 특히 핀란드가 95년 EU(유럽연합)에 가입한 이후 모든 공문서를 공용어(핀란드어와 스웨덴어)와 함께 영어로 발간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를 모르는 사회지도층이라면 설땅이 없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인터뷰를 했던 지자체 의회의장 및 시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감탄할 정도로 영어를 잘 합니다. 나이가 50대후반이든, 60대이든 발음도 좋고 의사표현을 자유자재로 합니다. 한마디로 부러울 정도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계 10대 무역대국인 한국을 이끌어가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과연 영어를 얼마나 구사할 수있을 까. 입만 열면 글로벌시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층의 자질에도 이젠 영어구사력을 포함시켜야 하지않을 까 생각합니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경우, 영어를 못하면 국민세금으로 통역을 써야하고 무엇보다 아래 사람이 주는 걸러진 국외정보를 받아보고 정책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경쟁국가들과 시간싸움에서 지고 통역과 번역의 실수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지도자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외 문제를 파악하고 알려야 하는 게 지도자의 당연한 덕목이 아닐까요.

 

핀란드는 노키아, 엘코텍(Elcoteq), 코네(Kone)등 대기업들이 사내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키아는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대부분 직원이 핀란드 사람들이지만 1994년부터 사내 공식언어를 영어로 정하고 모든 문서를 영어로 만들 것을 지시했습니다.

 

 핀란드에서 가장 크고 외국인이 애용하는 스톡만(stockman)백화점은 외국어를 잘하면 외국어 하나당 월급의 5%에 해당하는 혜택(incentive)을 줍니다. 예를 들어, 영어와 스웨덴어, 독일어, 러시아등 4개외국어를 잘한다는 회사의 인증평가 시험을 통과하면 다른 사람보다 월급을 20% 더 받습니다. 대충 말하고 이해하는 수준인 중급 수준의 외국어를 구사하면 외국어 하나당 2.5%의 인센티브밖에 받지 못합니다.

 

 스톡만의 여직원 안나 루오또넨(41)씨는 회사제복의 이름표위에 영국, 독일, 스웨덴국기가 3개나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국가의 언어를 할 줄안다는 의미입니다. 몇 개씩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직원은 루오또넨씨만이 아닙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 보통 2~3개씩 국기가 그려진 제복을 입고 고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필자는 속으로 영어, 독일어, 스웨덴어, 러시아까지 잘하는 사람들이 한 둘도아니고 100여명이 백화점에서 하루 종일 서서 고기를 썰어팔고 물건을 팔아야하는 지 이해가 안될 정도입니다. 소위 블루칼라가 몇 개씩 외국어를 하는 나라가 핀란드입니다. 핀란드는 국민 모두가 영어를 할 수있기 때문에 외국어 1~2개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한국에서야 영어 하나라도 배우겠다며 온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기러기생활’을 하지만 핀란드는 영어, 독일어를 해도 `참새대접’도 못받고 있는 것입니다.

 

안나 루오또넨씨에게 영어를 어떻게 배웠고 영어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부모님이 영어를 주로 가르치는 유치원에 보내줬으며 6세부터 유치원에서 책없이 영어로 된 시(poem)와 노래(song), 게임을 하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며 말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영어, 독일소설책을 계속 읽으며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녀의 외국어 독서철학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절대로 사전을 찾지 않고 의미만 유추(guess)하고 그냥 넘어가는 것입니다. 단어를 찾으면 시간이 걸리고 흥미를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필자에게 “문법은 잊어버리세요. 무조건 말하고 또 말하세요(Forget the grammer, just speak and speak!!!).

 

다섯째,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게되어 있는 방송들의 역할입니다. 핀란드 방송들은 시장이 적어 뉴스를 빼곤 자체 프로그램을 거의 만들지 않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램을 미국이나 영국, 독일에서 수입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10편중 1~2편만 빼곤 모두 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원어 그대로 내보냅니다. 다만 화면 맨밑에 핀란드어로 자막을 처리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핀란드 어린이들은 걸음마를 할 때부터 듣기와 말하기 영어교육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한국의 콩글리쉬(Konglish)처럼 핑글리쉬(Finglish)를 구사하는 핀란드 사람들이 적지않지만 영어청취력은 완벽에 가깝습니다. 또 핑글리쉬는 잘못된 영어로 올바른 영어를 배워야 한다며 상업화에 이용하는 사람이나 사설 교육기관이 없습니다.

 

  최근 한국의 지하철에 해당하는 메트로(Metro)를 타고가다가 만났던 75세의 할머니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1930년에 태어난 이 핀란드 할머니는 필자에게 “어디서 왔느냐, 핀란드에서 고생많지 않느냐” 등등 어찌나 영어를 잘하던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어디서 영어를 공부했느냐고 물으니 “영어 원어 그대로 방영해주는 TV를 보다보니 영어를 잘 하게 됐지뭐…”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방송의 원어방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핀란드 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마르야 모노넨-알토넨씨는 학교를 방문한 필자를 처음 만나자 마자 유창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저는 마르야 모노넨-알토넨입니다. 방문을 환영합니다”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서 한국어를 배웠느냐고 물으니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배웠다고 합니다. 핀란드에서 `한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50년대초반 중년여성인 모노넨-알토넨씨는 한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이처럼 TV드라마를 통한 외국어습득은 재미와 함께 살아있는 언어를 배우기 때문에 영향력이 큰 것같습니다. 핀란드 방송사들은 원어 방송을 통해 글로벌문맹 퇴치와 함께 국가경쟁력을 한차원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계화를 꿈꾸는 대학들의 영어수업입니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핀란드대학에는 400개강좌가 영어로 수업을 하고 이 가운데 100개가 학위과정입니다. 대학 신입생을 뽑을 때도 영어와 스웨덴어, 핀란드어 시험을 회화(oral), 작문(written), 에세이(essay)등 주관식으로 치루며 회화는 현지인과 10~15분동안 인터뷰를 합니다. 신입생중 영어실력이 부족하면 특별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헬싱키 공대(HUT/TKK)는 영어로 진행하는 석사과정이 6개나 있습니다. 헬싱키공대는 학교소개 책자에도 핀란드어를 못해도 핀란드에서 생활할 수있고 공부할 수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2005년 25개국가에서 150여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뽑았으며 이 중에는 중국,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등 국가별로 다양합니다. 헬싱키공대에는 약 1000여명의 외국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이중 700여명이 학사 및 석사과정에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300명정도입니다.

 

핀란드 대학들은 영어강좌를 열어 외국학생들을 유치해 `핀란드 펠로우’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헬싱키공대는 유럽이외의 50개가 넘는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외국학생들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언어’까지 과감히 포기하고 국제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공부했던 헬싱키예술디자인대학(UIAH)도 절반이상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산업디자인학과 등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학과는 강의 몇 개를 빼고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됩니다. 이 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학생들은 한국, 일본, 중국, 터키, 대만을 비롯해 EU국가등 국적이 다양합니다.

 

교수중 일부는 아일랜드에서 초빙해 수업을 영어로 하고 있습니다. 15년째 교수로 일하고 있는 이 교수는 핀란드어를 배울 생각도 없고 배울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동료 교수들도 만나면 영어로 얘기합니다. 핀란드는 외국인이 1명만 있어도 핀란드 사람들이 수십명이 있어도 학교에서든, 세미나에서든 모두 영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외국인과 대화를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얘기를 해도 영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인위적인 게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만큼 외국인에 대한 거리감이나 이질감을 절대로 주지않고 외국인 역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가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강좌를 영어로 진행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지만 핀란드 대학과 비교해 영어구사력이 뒤지는 이유는 `수업시간의 영어활용’이 교실밖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수업시간에만 영어로 진행하며 특히 교수가 주로 영어로 말하고 학생들은 주로 듣는 입장이지만 핀란드는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방식으로 영어수업이 이뤄집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나가자 마자 영어를 잊고 곧바로 우리말로 원대복귀하지만 핀란드는 강의실을 나와도 계속 영어로 얘기하고 토론을 합니다. 이는 아마도 핀란드대학이 우리와 달리 외국학생들이 많은 것도 한 이유겠지만 영어나 핀란드가 자국어처럼 어려서부터 사용해온 습관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학들이 `영어세상(englishopia)’를 실현하는 이유는 좁게 얘기하면 산학협력에 따른 마케팅의 필요성, 넓게 얘기하면 `생존’과 관련이 있습니다. 핀란드는 교수가 아무리 획기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영어로 표현하지 못해 외국인과 공유하지 못하면 `죽은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놔도 영어로 마케팅을 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산업전사를 키우는 대학들이 영어 하나 제대로 못하는 졸업생을 배출하면 그 대학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 핀란드가 글로벌시대에 작지않는 것은 국민 525만명의 외국어능력이 인구 5000만명의 나라보다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출처]<핀란드 들여다보기> 이병문 저 | 매일경제신문사 | 2006년 07월 24일

 

 "영어 안 쓰는 이 나라 아이들 어떻게 공부하길래 영어 ... - 조선일보." 30 4월. 2008,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25/2008042500581.html

 

핀란드

좋은 선생님으로 학교에서 집중교육

국가가 나서 공영방송도 영어로

 

핀란드 영어교육의 또 하나의 강점은 우수한 교사이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근 ‘핀란드의 국가적 성공을 이끈 최고의 비밀 병기는 잘 훈련된 선생님들’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자일리톨과 산타클로스, 사우나의 나라인 핀란드는 북유럽의 소국이다. 인구도 52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2004년 기준으로 1인당 GDP는 3만5669달러로 전형적인 선진국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세계 경쟁력 평가에서는 늘 수위를 다툰다.

 

핀란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같이 쓴다. 영어는 공용어는 아니나 상용어로 일상화되어 쓰인다. TV 프로그램 절반이 영어이며, 외국 영화를 원어로 방영한다. 국민의 77%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IMD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나라 중 영어소통이 가장 뛰어난 나라로 핀란드를 꼽고 있다. 수도 헬싱키에선 길거리에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 초등학생부터 중년 신사에 이르기까지 길을 가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길을 물었을 때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랫동안 러시아 지배 아래 놓여 있던 핀란드는 해방된 이후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러시아, 스웨덴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핀란드가 독립을 지켜나가며 살 수 있는 길은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자원 양성뿐이라는 결론이었다. 특히 영어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로 생각했다.

 

하지만 1960년대만 해도 핀란드는 문법과 독해 중심의 교육을 했다. 영어교육 노하우가 아직 축적되지 않은 탓이었다. 양질의 영어교사와 교재도 부족했다. 게다가 핀란드어는 한국어와 비슷한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해 영어와는 문장구조가 달라 배우기도 쉽지 않았다(핀란드어는 유럽연합(EU) 국가 언어 중 영어와 가장 ‘촌수’가 먼 언어로 꼽힌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20년 전만 해도 핀란드 국민들은 영어를 지금처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했다. 영어 실력이 금방 향상되지 않았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 입으로 말하지 못하는 영어교육이 문제가 됐다.

 

1980년대 들어서 핀란드는 영어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고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영어가 비즈니스와 외교에 필수라는 공감 아래 영어교육과 교사 재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국민들은 이런 점을 강조하는 정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핀란드는 또한 이때부터 영어교육의 강조점을 회화로 옮겨갔다. 캐나다와 미국으로 이민간 핀란드인들이 모국과의 교류를 확대한 것도 핀란드인들이 영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핀란드가 영어를 잘하게 된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는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이중언어 교육(핀란드어와 스웨덴어)을 실시하고, 초등 3학년부터 영어 중심으로 외국어 교육을 실시한다. 영어는 초등 3학년부터 일주일에 두 시간씩 가르친다.

 

초등 3~4학년의 경우, 수업의 시작은 간단한 인사말과 서로의 이름과 나이를 묻는 식으로 이뤄진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이름이나 취미 등을 물어보며 입을 틔운다. 그러고 나서는 교사가 활동 지시를 하면 학생들이 그 지시에 따라 온몸을 움직인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전신반응교수법(Total Physical Response)’이다.

 

핀란드에서는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등 영어의 네 기능을 처음부터 균형 있게 가르친다. 특히 단어 습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영어의 네 기능을 고루 익히도록 하고, 자신의 말로 영어를 연습할 기회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3, 4학년의 영어 수업에서는 교사가 핀란드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한다. 5, 6학년 수업은 3, 4학년 수업과 마찬가지로 교사와 학생이 실질적인 의사소통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학생들이 영어 문법을 익히는 활동을 한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오래된 방식으로 치부하는 번역과 해석 활동도 한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수학, 과학, 미술 등 다른 과목도 영어로 배우기 시작한다. 이른바 CLIL(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이라고 불리는 ‘내용-언어 통합학습법’이다. 한마디로 크릴은 교육과정을 통합해 외국어로 가르치는 학습법이다.

 

예를 들어 사회·과학·국어 교과서에서 공해문제를 주제로 뽑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들은 영어로 발표하고, 영어 보고서를 쓰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력과 사고력이 눈에 띄게 발달하고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

 

핀란드인 스스로가 밝히는 영어 성공 ‘비법’은 영어방송이다.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방송을 많이 듣고 자라 영어에 익숙해져 있다. 핀란드는 영어로 된 TV 프로그램을 핀란드어 자막만 넣은 채 영어 그대로 방송한다. 어떤 채널은 영어 만화방송을 자막도 없이 하루 종일 내보낸다.

 

핀란드에는 지상파 방송채널이 MTV3, YLE1, YLE2, Nelonen 네 개가 있고, 기타 케이블과 위성방송이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절반이 영어이며, 외국 영화를 원어로 방영하고, 자국어로 자막 처리한다. 지상파 TV 프로그램 중 북미지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은 MTV3가 30%, Nelonen이 48%, YLE2, YLE1이 각각 12%, 10%를 차지한다. 핀란드 이외 유럽지역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도 영어로 제작된 것들이 많다. 대체로 영어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영어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영어 TV를 보며 공부하라고 지시한다. 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영어에 익숙해진다. 영어교육을 위해 제작된 교육방송이 아니라 일반 드라마와 영화를 영어로 즐기면서 자기도 모르게 영어 학습이 된다. 일부 핀란드 어린이들은 모국어를 배우기 전부터 영어로 된 TV 드라마나 영화를 핀란드어 더빙 없이 시청하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대학을 갈 때는 모두 6과목의 시험을 치른다. 핀란드어·스웨덴어·영어·선택 외국어·수학·제너럴(General). 영어 시험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쓰기와 듣기. 쓰기 영역은 읽기 선택형 25문항, 읽기 주관식 5문항, 문법 및 단어 주관식 10문항, 그리고 영어 에세이 4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듣기 문항은 선택형 30문항과 주관식 5문항이다. 쓰기 시험시간은 6시간에 이른다. 핀란드의 이런 시험 정책 아래에서는 누구나 영어 쓰기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습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핀란드 영어교육의 또 하나의 강점은 우수한 교사이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근 ‘핀란드의 국가적 성공을 이끈 최고의 비밀 병기는 잘 훈련된 선생님들’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핀란드에서 영어교사가 되려면 1년간의 교사연수 과정을 포함한 총 5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핀란드는 198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우수한 영어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석사학위를 가진 영어교사가 대부분이다. 핀란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는 석사학위 취득자들이고, 고등학교 교사들은 박사학위 취득자가 대부분이다.

 

이런 양질의 영어교사들은 영어로 수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초·중·고 기간 내내 영어로 영어 과목을 배운다. 따라서 학생들은 굳이 학교 밖에서 영어를 따로 배울 필요성을 못 느낀다. 실제로 핀란드 학생들은 오후 3시만 되면 모든 교육이 끝이 난다. 학원도 가지 않는다. 그 이후는 모두 취미생활을 한다.  

 

그 대신 교사들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한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변호사·의사와 같은 사회적 대우를 받는다. 공무원 중에서 교사들의 급여가 가장 높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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