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일지(수업)

울산과학고 수업일지 2016.09.07.

종보샘 2016. 9. 8. 23:53
 지난주에 물품이 일부 도착했고 이번주에 물품이 거의 다 도착하였다. 

 본격적인 아두이노(maker)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데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그 제품이 그대로 오지 않아, 실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나의 기대치가 높았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나보다 더 C언어라던지 프로그래밍(코딩)에 대해서 더 잘 아는 모습을 보이던 녀석들이 자신감이 낮아졌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았다.

 학생들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니었던가. 내 경험상 인터넷에 있는 프로젝트 등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도 실제로 해보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해당 부품이 아니라던지, 나와있는대로 실행을 했는데 오류가 생긴다던지, 내가 하드웨어 세팅을 잘 못했다던지 등의 실제 실행에서의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학생들이 보이는 반응은 시행착오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나의 지도방법이 학생들에게 맞지 않았던 것인가.

 내가 생각한 이번 프로젝트 수업 방향은 아두이노 비기너 키트를 가지고 약 5회에 걸쳐 비기너 키트에서 제공하는 예제들을 풀면서 하드웨어 세팅(주로 부품 배치 및 배선)과 코딩을 다루며 기본 감각을 익힌다. 비기너 키트 예제를 따라 하면서 응용과제들을 수행하며 부품들의 특성과 재원, applications(응용)를 배운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재료를 주문하여 받은 뒤, 프로젝트를 세분화하여 단계적으로 하나씩 실행해가며 조금씩 성공하며 기록한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해나가며 결국 자신이 선정한 프로젝트를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판단하건데 이 학생들은 약 2회만에 비기너 키트의 예제들을 해결하며 바로 프로젝트로 넘어가길 바랐고, 프로젝트를 선정함에 있어 자신들의 현재 상태를 과신한 나머지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려고 하였으며, 인터넷에 소개된 프로젝트들을 그대로 수행하면 그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라 믿었지만, 원하는 딱 그 부품이 제공되지 않았고, 그 부품이 제공되었지만 소개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실행해보니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어떤 순서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해메고 있다.

 7주, 14차시를 진행한 현 상태다. 아직 8주, 16차시가 남았으니 ‘내 한팔 범위 안에서’ 도와주고 격려해가며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겠다. 학생들이 이 난관을 극복하고 나의 섯부른 판단과 우려를 넘고서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프로젝트 진행 게시판. SW교육 교사연수에서 한 선생님이 활용하셨는데 괜찮아보여서 활용하고 있다. 따로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게시판에 포스트잇처럼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추천한다.

런치패드를 만든다고 해서 기판에 LED를 납땜하는 걸 도와줬다. 애들이 30분 걸리면 나는 3분안에 한다. 그래도 스스로 하도록 해줘야 겠다.

에어드럼을 만들려고 하는데 스파크펀의 악기쉴드를 바랐는데 MIDI쉴드가 와서 당황했다. MIDI단자의 특성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게 조정하면 되는데 아직 나도 MIDI단자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모둠에겐 스피커를 달아주는 것이 급선무다. 가속도 센서도 추가로 구매해줘야겠다.


한 모둠은 LED스트립을 구매했는데, 연결을 하려다 보니까 분명히 배선 된 그대로 서로 연결을 했는데 RED면 다른 선에는 GREEN이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모둠은 에어 마우스를 하는데 아두이노나 레오나르도와 같은 큰 물체만 보다가 500원 짜리 블루투스 지원 초소형 아두이노(블루비틀)를 보니 그것이 아두이노가 아닌 줄 알고 아무런 프로젝트도 진행하지 못하였다.


한 모둠은 배선을 다 해놓고 컴퓨터와 보드를 연결하니 프로그램이 업로딩이 안되어 당황해 하고 있어서 연결된 핀을 모두 제거 해버리고 연결을 해주니 업로딩이 되었다. 이 모둠은 내가 갑자기 열심히 배선해 놓은 선들을 뽑아버려 적잖이 당황하였을 것이다.


한 모둠은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구동 될 배터리가 없어서 프로젝트를 못한다고 당황해 하였다. 나는 조만간에 그에 맞는 배터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해주었다. 아직 컨트롤러와 기타 부품들을 구동할 전압이나 전류량을 생각해보지 않았으리라.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여야겠다.